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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크리스티아노 보르토네
출연 : 루카 카프리오티(미르코 역), 시모네 굴리(페리세 역), 프란체스카 마투란자(프란체스카 역), 마르코 코치(에또레 역), 시모네 코롬바리(파드레 역)
요약정보 : 드라마 | 이탈리아 | 96 분 | 개봉 2009-12-17 |
제작/배급 : (주)인디스토리(배급), (주)인디스토리(수입)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 한편을 보았다.
2006년에 제작된 이탈리아 영화 '천국의 속삭임'이 그것이다.
한국에서는 3년이 지난 작년 12월이 되서야 개봉이 되었다.
나는 다른 영화들을 보느라 해를 넘겨 이제야 '천국의 속삭임'을 보게 되었다.

'천국의 속삭임'을 보고 마음 속에 밀려드는 감동을 주체하기 힘들다.
지난 해 8월에 보았던 인도 영화 '블랙'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환상적인 상상과 순수함으로 천국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린 소년 미르코(루카 카프리오티 분).
그 아이의 조용한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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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천국의 속삭임'의 키워드는 감동이다.
보는 이들의 심성을 자극하여 그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신파는 없다.
과장된 표현도 없다.
아주 잔잔해 보이지만 바닷 속 깊은 물의 흐름이 강인하듯 조용히 다가오는 큰 감동이 있다.

불의의 총기 사고로 후천적 시각 장애우가 된 미르코...
우리는 '천국의 속삭임' 속의 미르코를 통해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한 번더 깨닫게 된다.

"색깔은 어때?" ... "굉장해..."
"넌 무슨 색을 좋아해?" ... "파랑..."
"그건 뭐 같은데?" ... "파랑은 자건거 탈때 내 얼굴에 스치는 바람과 같아..."


내 얼굴에 스치는 바람과 같은 파랑...이건 눈으로 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온 몸으로 느끼는 진짜 파랑의 본질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내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이 보이는 것에 속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되었다.
보는 것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심성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것을 통해 결코 전부를 알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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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소리...

미르코는 영화를 좋아하는 소년이다.
그래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음향에 대해 또래 아이들에 비해 좀 더 많이 알고 있다.
눈이 보이지 않게된 미르코는 들려지는 소리들에 반응한다.
바람의 소리...빗소리...발자국 소리...귀뚜라미 소리...
그리고 그 소리를 녹음한다.
또 그것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대로 재현해 보려고 노력한다.
많은 이들이 이런 미르코의 모습을 못마땅해하고 기존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질책하지만...
미르코의 창의적 상상을 막을 수는 없다.

미르코는 자연의 소리...그대로의 소리를 담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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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산다는 것...

영화에서는 프란체스카(프란체스카 마투란자 분)의 자전거를 미르코가 고쳐주는 부분이 나온다.
소녀는 자전거가 고장 났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미르코는 체인이 빠진 것일 뿐이라며 가볍게 고쳐준다.
그리고 그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빠져나와 거리를 달리게 된다.

근데 이 때 자전거의 운전을 프란체스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눈이 보이지 않는 미르코가 한다.
형체만 보일 뿐 정확한 사물을 볼 수 없는 미르코이지만 뒤에 앉아 비명지르듯 알려주는 프란체스카의 안내를 듣고 무사히 그들의 짧은 드라이브는 진행 된다.

불편함을 극복한 용기와 그것을 동반한 도전, 그리고 작은 도움이 그 일을 가능하게 했다.
그것은...그리 어려워 보이는 일이 아니다.
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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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속삭임을 듣다.

내가 생각하는 '천국의 속삭임' 최고의 명장면은 영화의 말미에 나온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학교 축제때 있는 아이들의 발표회를 보려고 강당에 모인다.
그들은 출입구에서 나누어준 검은 안대를 손에 들고 있다.
그리고 줄리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그것으로 눈을 가리다.
그리고...아이들이 들려주는 천국의 속삭임을 듣는다.

감동의 순간이다.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자신의 아이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귀로 듣고...피부로 느끼고...마음으로 받아드리고...
모든 이들이 동일한 감성으로 하나가 되는 장면이다.

아이들의 공연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감동의 박수를 칠 때...
나 역시 함께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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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천국의 속삭임'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그 실제 주인공은 미르코 멘카치라는 이탈리아의 음향 감독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음향 감독 반열에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불편함을 극복한 그의 자전적인 이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더욱 커다란 감동을 주는지도 모른다.

혹시나 '천국의 속삭임'에 음향 감독으로 참여하지 않았나 싶어 크래딧을 살펴보았는데...
그렇지는 않다


추천하고픈 영화...

'천국의 속삭임'은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님들에게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 믿는다.
내 아이가 꼭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꿈과 상상력에 동참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영화이다.
또한 더불어 사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배움의 영화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 마음에 각인된 영화의 대사를 기록하고 짧은 리뷰를 마치려 한다.
줄리오 선생님이 미르코를 퇴학시키려는 교장 선생님께 하는 말이다.

"그게 무슨 소용이죠?"
"애들 부모에게 몇 시간 공연 보여주는 게 무슨 소용 입니까?"
"애들더러 정상인인척 하라는 겁니까?"
"저 아이들은 정상입니다!!"


그들은 정상이다.
단지 조금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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