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화사 집, All Right Reserved

감독 : 박진표
출연 : 김명민(백종우 역), 하지원(이지수 역), 임하룡(박근숙 역), 임성민(춘자 역),
최종률(주옥연 남편 역)
요약정보
: 한국 | 121 분 | 개봉 2009-09-24 |
제작/배급 : (주)영화사 집(제작)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으며 개봉한 '내사랑 내곁에'(이하 내사랑...)을 보았다.
개봉한지 5일 정도 지났는데...
이제야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동안 먼저 보았던 사람들의 리뷰에 의하면 대부분 긍정의 평가보다는 기대 이하라는 말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인지 처음에 가졌던 커다란 기대감은 접고 조금은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했다.

'내사랑...'은 전체적으로 아주 잔잔한 영화 였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그동안 김명민(백종우 역)의 연기를 생각해 볼 때 조금은 의외의 모습이다.
감동을 불러오는 휴먼니즘의 영화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큰 감정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는데 '내사랑...'은 그리 큰 감동을 주지는 않는다.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각기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눈에 비친 영화는 전체적으로 조용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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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지 영화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부담을 가졌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영화 전반부의 이야기는 좀 작위적인 모습이 보여진다.

루게릭 병에 걸린 종우(김명민 분)와 장례지도사인 지수(하지원 분)의 진행되는 사랑 속에서 때로는 위기도 있지만 어째든 그 두사람의 사랑을 한편의 영화처럼(실제 영화이지만..) 아름답게 그리고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그렇게 사랑하게 되는 처음의 과정이 좀처럼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시간상으로 너무 짧게 그려지기도 했지만 그것의 계기와 과정을 바라보며 당위성을 찾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전남편이 그토록 소름끼쳐하던 자신의 손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라고 말해주는 종우의 모습에서 지수가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만을 가지고는 영화에서 표현된 사랑을 할 수 있다는게 웬지 억지스럽게만 보인다.
물론 영화 속에서 시간 시간, 매초마다, 매분마다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표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한가지의 여지만을 남긴채 나머지는 생략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한가지 여지는 더 많은 공감을 갖게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사랑...'은 많은 영화에서 전개되는 과정처럼 사랑을 하는 중에 누군가가 불치의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병이 걸린 상태에서 그 사실을 알고 사랑을 시작한다.
이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인데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심도깊게 표현 되어 졌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2번의 이혼 경험이나 위에 언급한 손 이야기 만으로는 이해되어지기 힘든 부분이다.
자칫 잘못하면 지수(하지원 분)의 직장 상사의 말처럼 그것은 사랑이 아닌 장례지도사로써 많은 유가족들의 슬픔과 함께 했던 직업상의 동정심으로 생각되어질 위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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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과 김명민의 연기에 있어서도 그렇게 깊은 인상을 주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는 엉성하지만 두 배우의 열연이 영화를 살린다고 말을 하던데...
솔직히 김명민이 연기를 위해 실제로 엄청난 감량을 한 사실 외에는 각인되는 부분을 찾기 힘들다.
원래 몸 좋고 근육질이었던 김명민의 몸이 거의 완벽하게 루게릭 환자의 모습으로 변화된 것을 연기의 한 부분으로 본다면 거기에 놀라움의 한 표를 줄 수는 있지만 그것 외에 김명민만의 무언가를 찾을 수는 없었다.
처음 백종우의 역할을 권상우에게 컨텍했었다는데...권상우가 했다고 뭐가 달랐을까하는 생각이든다.
하지원의 연기 역시 마찬가지이고...

두 사람다 연기를 못한 것이 아니라...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진표 감독의 전작 '너는 내운명'에서의 황정민, 전도연 커플의 연기를 생각해 볼때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고 두 작품을 모두 본사람이라면 한번씩은 비교를 하지 않을지...

'내사랑...'에서는 이창동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오마주가 나온다.(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의 표현을 빌려온다.)
근데 그것이 오히려 루게릭 병에 걸린 백종우 캐릭터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고 있다.
멀쩡한 몸까지 감량해서 루게릭 환자로 만들었는데...
그것으로 관객들이 김명민이 아닌 백종우를 바라보게하려 했는데...
그가 갑자기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아...그래 이건 역시 연기일 뿐이구나...'

그렇잖아도 엄청난 연기라고 하기 힘들어 보였는데 거기다가 이 오마주는 그냥 한 배우의 연기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오마주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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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내사랑...'은 아주 아쉬움이 많은 영화이다.
스토리도 배우들의 연기도...
이번 영화를 통해 TV에서 처럼 김명민이 스크린에서도 연기본좌의 칭호를 받기에는 좀 부족해 보인다.
하지원은 '해운대'를 통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으니 별 아쉬움이 없을 것 같고...

어째든...
사랑에 대해서 한 번더 생각해 보게하는 영화인것은 사실이다.
어느새 부터인가 결혼의 현실성을 따지는 것이 현명한 모습이 되어버린 현대에서 조금은 어리석게 보이는 사랑이지만 그것으로 행복할 수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하다.

흔히들 영화와 같은 사랑을 꿈꾸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신데렐라 혹은 온달 장군과 같은 것을 생각해서 하는 말일 거다.
예전엔 어떠했는지 몰라도 적어도 지금은 대부분 그런 꿈을 꾸고 있는게 맞을 것이다.
(요즘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하도 이런 막장 내용이 많다보니...)

근데 나는 이런 스토리는 영화가 아니라 망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꿈도 아니다...헛꿈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사랑...'에서 말하는 사랑이 우리가 표현하는 진정 영화같은 사랑이 될 수 있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그어떤 이물질도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사랑이 찬양받는 날이 올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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