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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박찬옥
출연 : 이선균(김중식 역), 서우(최은모 역), 심이영(최은수 역), 김보경(정자영 역), 이경영(보스 역)
요약정보 : 드라마 | 한국 | 111 분 | 개봉 2009-10-28 |
제작/배급 : TPS 컴퍼니(제작), MK픽처스(배급)



금지된 이야기...

죽은 아내의 동생...처제와의 사랑...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았던 박찬옥 감독'파주' 를 보았다.

처음에는 제목의 '파주'에 다른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그저 영화의 장소적 배경이 경기도 파주이고 모든 이야기가 그곳에서 진행된다.
특정 도시를 제목으로 개봉되었던 영화가 이제는 그리 낯설지가 않다.

2007년에 개봉되어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등극 시켰던 '밀양'.
윤진서와 엄태웅이 연기했던 '이리'.
그리고 올해 개봉되어 지금 한창 상영중인 유승호 주연의 '부산'등...
어쩌면 이런 것도 유행이 아닌가 싶다.

앞서 언급한대로 '파주'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때문에 필자도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었고...
더욱이 남녀 주연 배우들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어서 내심 기대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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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이야기...

일단 영화는 상당히 지루하다.
카달로그의 카피문구나 영화 광고에 의하면 뭔가 파격적이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설정 자체야 파격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의 진행 과정은 너무나 조용하다.

110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어떠한 기승전결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깐 스토리에 나타나는 감정에 그리 큰 변화를 느낄수 없다.
확실히 소재는 획기적인데 '파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얌전한 영상을 보인다.

불륜이든 로맨스든...어째든 '파주'는 분명 사랑이야기 인데...
마치 잘못만든 한편의 추리극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에 개그적 요소를 잠깐씩 두는데...영화가 워낙 잔잔하다보니 그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무언가가 계속 설명되어지지만...
결코 짧지 않는 시간임에도 어떠한 당위성도 보이지 않는다.
중식(이선균 분)은 왜 처제인 은모(서우 분)를 사랑하게 되는지...
사랑하지도 않았던 부인 은수(심이영 분)와는 무슨 이유로 결혼까지 한건지...

어떻게 보면 이런 요소는 영화가 말하려는 것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형부가 어린 처제를 사랑한다는 사실 자체가 모든 것의 핵심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납득이 될 만한 이유나 단서는 있어야 할진데...
그래야 관객들이 그것에 공감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파주'는 그 모든것이 다 생략된 느낌이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계속해서 잔잔하고 지루할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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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감정...

확실히 '파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영화인것 같다.
이것은 등장인물들이 솔직한 성격의 캐릭터라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그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는 말이다.

주인공인 중식은 학생 운동으로 인해 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한 학교 선배와 불륜의 사랑을 한다.
또한 그로인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결혼도 한다.(이건 중식 내면의 죄책감과 연관이 있어보인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계속해서 처제를 향한 사랑을 마음에 품고 있다.
그런 그는 철거민을 위해 철대위(철거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주민들과 투쟁한다.

어떻게 보면 이중적인 모습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한 인물의 성격이나 행적이 일괄되게 그려지는 다른 영화에 비하면 확실히 솔직한 내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이 부분에서는 다른 멜로물에 비해 '파주'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되어진다.
한 인물이 줄기차게 하나의 모습일수는 없지 않는가.
그가 학생운동을 한 사람이건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건...
그도 인간이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배고프면 밥먹고 목마르면 물마시고 성욕이 생기면 섹스를 해야한다.

이렇게 꾸며지지 않는 감정의 표현이 '파주'의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되어지는데...
아마도 영화제의 찬사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게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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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감정의 솔직한 표현과 파격적인 소재로 현대인의 심상을 자극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굳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특별히 영상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음악이나 음향, 사운드가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대형 스크린에 5.1체널의 서라운드가 아니라할지라도 '파주'를 보고 느끼는데는 별 무리가 없어보인다.
이야기로만 승부하려 했다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 였어도 무방했을 법 하다.

좀 더 영화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영화가 좀 달랐으려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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