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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임우성
출연 : 채민서(영혜 역), 김현성(민호 역), 김여진(지혜 역), 김영재,
윤지혜
요약정보
: 드라마| 한국| 113 분 | 개봉 2010-02-18 |
제작/배급 : 블루트리픽쳐스(제작), ㈜스폰지이엔티(배급)

 



여류 소설가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다.
임우성이라는 낯선 이름의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그의 이력을 보니 꽤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장편은 이번 '채식주의자'가 처음인 것으로 나와있다.
2009년 8분짜리 단편 '심야영화'를 연출한 것이 다이다.

나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많은 분들이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것의 영화화에 대해 우려와 기대의 소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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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일단 제목에서 풍기는 늬앙스가 심상치 않다.
'채식주의자'...
이 단어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예술 영화임을 염두해두고, 또 좋은 평을 받았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그저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뜻의 채식주의자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었다.
(일단 소설은 보지 못했으니 여기서는 영화 이야기만 할 것이다.)

그런데...
허무하게도 채식주의자는 말그대로 채식주의자를 말하는 것이었다.
영화의 전체를 보면서 또 다른 뜻이 유추 될 수도 있고 그것을 느끼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나에게는 그런 그런것이 전혀 없다.
화면에는 채식만을 고집하는 깡마른 여인네만 보여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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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하겠다는데 왜???


영화는 한여인의 고집스런 채식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가족들의 갈등이 소개되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로 부터 받게된 좋지 못한 기억이 성장한 영혜(채민서 분)로 하여금 나쁜 꿈을 꾸게 한다.
그때부터 영혜는 육식을 하지 못하고 채식만을 고집한다.
남편의 설득과 언니의 권유, 아버지의 협박에도 그녀는 끝까지 채식만을 고수한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채식만을 고집하는 영혜가 아니라 그것을 못하게 막는 가족들이었다.
자기가 고기 안먹겠다는데 왜 자꾸 억지로 먹으라고 하는 건지...
(물론 영화 속에서는 채식만 하고 있는 영혜를 무슨 아프리카 난민처럼 깡마르게 표현했는데...채식만 한다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정신병원은 채식만을 고집하고 있는 영혜가 가야 할 것이 아니라 고기 안먹는다고 사위들에게 딸 붙잡으라고 하면서 입벌려 억지로 먹이려는... 그러다가 맘대로 안되니깐 딸을 때리는 아버지가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아버지가 문제가 많다.

나의 관점에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오버해서 대단한 사건인양 부풀려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눈의 보여지는 현실성을 따져가며 영화라는 예술을 절대 평가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려면 당위성을 보여줘야 할텐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 이야기의 의미라도 암시해야 할텐데...
낮은 나의 영화적 감성이 그것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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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가 되고 싶다.


영화 속 영혜는 언니 지혜(김여진 분)에게 자신이 식물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것은 아무래도 어릴 적 경험에 의한 그 내면의 상처가 표출 된것으로 보여진다.

영혜는 어릴 때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부싸움을 보고 자랐다.
언니 지혜가 동생을 보살피며 그러한 것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그것이 완전할 수는 없다.
어느날은 아버지가 집에서 기르던 개를 잡는 것을 보게된다.
그리고 그 개의 피를 보게된다.
그리고 온가족이 둘러앉아 잡은 개로 만든 요리를 먹게 되는데 그때 영혜에게도 그것을 먹게 한다.
그것도 억지로... 그 정신나간 아버지가...
뭐든지 억지로 하면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아무튼...
아무런 문제 없는 듯 잘 살고 잘 자라고 결혼까지 했는데...

갑자기 그때 일이 생각나면서 육식을 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단지 어느날 갑자기 어릴 적 기억과 더불어 나쁜 꿈을 꾸게 되고 그 뒤로 고기를 못 먹게 되는 것이다.

어째든...
육식, 동물성에 대한 혐오감은 영혜에게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섹스)마저도 거부하게 만들만큼 큰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이 식물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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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왜곡...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영혜가 채식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서 어떠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릴적 충격으로 인한 정신적 작은 문제이지만... 현대인들은 모양만 다른 뿐 이런 류의 결함은 누구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영혜의 모습을 이상하게 몰고 가버리는 주위의 인물들이 너무 짜증났다.
극단적인 일반화와 대중화가 조금 다른 사람을 비정상인 것처럼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고가는 분위기가 너무 싫다.
그렇기 때문에 영혜의 상태가 처음보다 점점 나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영혜를 변화시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녀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의 변화가 시급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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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예술 영화는 무조건 소통이 어려워야 하는가?
그래야 예술인가?
감독 자신만 알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면...
그 예술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가?
예술은...인간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닌가?
소통이 되어야 행복을 느끼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채식주의자'는 소통의 통로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감독이 어떠한 전제조차 포기한채 모든 것을 보는 이들에게 맡긴 것이라고 할지라도...
나 처럼 만든이의 의도를 궁금해 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덧...

'채식주의자'의 홍보에서 나온 말 중에 형부와의 정사신에 대한 것이 있었다.
이 부분에서 작년에 개봉되었던 '파주'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파주'와는 다르게 형부와의 관계가 이야기의 주된 포인트는 아니다.
아무래도 자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한 번더 시선을 두게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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