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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한국 | 가족, 드라마 | 2009.07.15 | 12세이상관람가 | 100분

감독 : 배해성

출연 : 전무송, 박철민, 박탐희, 조문국

누적 관객수 : 24,224 명 (2010.03.16,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시사회>
프리코 시사회로 오늘 '아부지'를 보았다.

음...시사회라서 보았지...사실 이런 장르와 내용의 영화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지 일정 장르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아부지'는 한마디로...'워낭소리'의 극화???
실제 내가 극장에서 '워낭소리'를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예산 다큐 영화로 전무후무한 흥행을 남긴 '워낭소리'이다 보니...그 내용이나 영상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무슨 내용인지 어떤 영상이 나오는지도 잘 알고 있다.

감독이 아니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워낭소리'의 힘을 빌어 그와 비슷한 배경으로 극화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포스터에 '워낭소리'를 염두해 두었슴을 나타내고 있네...)

주인공인 아부지(전무송 분)의 모습도 '워낭소리'의 그분과 비슷하고 아부지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소가 나오는 것도 그렇고...
('아부지'에서는 소의 비중이 '워낭소리'처럼 그렇게 크지는 않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두 영화를 함께 머릿 속으로 떠올리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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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아마...6, 70년 대가 배경인 것 같다.(그 전일 수도 있고...영화에서는 정확한 시대적 시점이 나오지 않는다.)
새마을 운동 모자를 쓰고 나오는 농부, 마을 사람들의 복식, 그리고 영화의 막바지에 조합장이 빨갱이라며 담임 선생님(박철민 분)을 지서에 신고하는 모습등에서 암울했던 박정희 정권 하의 농촌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 시대의 영화나 드라마는 언제나 맘이 편치 않다.
아예 코미디 영화가 아니고서는 어쩔 수 없이 시대적 배경들이 나타나는데...
그 시대(6, 70년대)의 배경은 전혀 상식과 이성이 통하지 않았던 시대라...계속해서 답답하고 화가나고...뭐 그렇다.

음...'아부지'는 사회적 문제를 다룬 시사성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단지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완고하기만 한 것 같던 아부지의 자식에 대한 근엄하지만 따뜻한 사랑을 말하고 있다.
무식하고 못배운, 자신의 일(농사)외에 아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아부지이지만...
그런 아부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뭐...그런 내용의 영화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대적 배경을 무시할 수는 없어서 인지...어쩔 수 없이 시사적인 면이 나오기는 한다.
농촌의 현실과 농민들이 당하는 부당함에 대해서 크지는 않지만 일정부분 여러방법으로 나타내고 있다.
또 그러한 부분이 아부지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하고...

'아부지'에서는 주연급 배우라고는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아부지'의 주연이 정확하게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다.
제목을 봐서는 전무송(아부지 역)씨 같기는 한데...영화를 보고 나면 박철민(선생님 역)이 주연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어째든 두 사람 연기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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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박철민의 연기가 좋았다.
영화 전체에 코믹함과 진지함을 잘 조화 시켜서 연기해 주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냥 넘어갔을 장면에서 박철민이기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 그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로써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철민의 연기는 좋다.

근데...항상 똑같다.
'목포는 항구다', '소크라테스', '마이 뉴 파트너',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등등...
그가 출연한 많은 영화 속에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재밌는 캐릭터의 똑같은 박철민이 있다.
박철민이 그것을 잘하고 관객들이 좋아하니깐 그를 캐스팅하는 감독들이 계속 그런 모습을 요구하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길면 길수록 본인에게는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지...
(김수로가 자신의 코믹한 캐릭터를 깨지 못하고 허덕이는 것을 보면서 참 안타까운데...)

오늘 '아부지'를 보면서도 박철민의 연기가 재밌기는 했지만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때 처럼 새롭다거나 연기를 잘한다거나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박철민은 저런식의 연기밖에 안되는 모양이네...'라고 느껴질 뿐...
분명 박철민은 뛰어난 연기자다.
그의 재능이 역할의 편식으로 인해 오히려 퇴행되어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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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탐희의 역할은 좀 의외였다.
항상 주인공을 방해하는 부유한 악역을 했던 것 같은데...(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거의 그랬다.)
그래서인지 서울에서 내려운 맘씨 착하고 예쁜 여 선생님의 역할이 좀 낯설기는 했다.
그렇다고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고...나름 괜찮았다.
이전까지의 까칠하고 못된,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의 이미지에서 한걸음 벗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 지 기대가 된다.

이상하게도 어머니의 가족에 대한 헌신과 자식에 대한 사랑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많은데...
상대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그것은 쉽게 찾기가 힘들다.
아버지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보다 못하다고는 할 수 없을 텐데...
아버지들이 표현하는 사랑의 특징이 잘드러나지 않아서 인가??

하여튼...영화를 보는내내 부산에 계신 나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이거...너무 상투적이지만...정말 그랬다.
영화 속 아부지의 좀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움, 그러면서 느껴지는 연민이...마치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도 같았다.
나도...나이가 들었나???

아...내일은 아버지께 전화나 한통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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