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 코리아,  All Right Reserved

감독 : 마이클 만
출연 : 조니 뎁 (존 딜린저 역), 크리스찬 베일 (멜빈 퍼비스 역), 마리안 꼬띠아르, 채닝 테이텀, 지오바니 리비시
요약정보 : 범죄, 액션 | 미국 | 140 분 | 개봉 2009-08-12 |
제작/배급 : UPI 코리아(배급), UPI 코리아
(수입)

출연하는 배우들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했던 '퍼블릭 에너미'...
기대감으로 영화의 시작을 기다렸다.

영화는 시작되고...
2시간 20분의 런닝타임...영화는 끝이나고...
너무 큰 기대감 때문일까...
조금은 지루한듯한 영화에 실망감을 안고 영화관의 문을 나왔다.

영화는 1930년대 미국 경제 공황기 때의 실화를 바탕으로 신출귀몰한 은행 털이범 존 딜린저(조니 뎁 분)와 총망받는 수사관 멜빈 퍼비스(크리스찬 베일 분)의 대결 구도로 이루어 진다.
(실제 '존 딜린저' 사건을 계기로 FBI가 발촉되었다고 하다.)

그들의 쫒고 쫓기는 영상과 더불어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그리고 배신...
그리 특별한 것도 없는 내용이 2시간 내내 진행된다.

그동안 헐리웃의 화려한 SF 영화에 길들여져서 일까? 아님 너무 큰 기대감 때문일까...
계속되는 하품과 지루함의 신음으로 옆자리의 사람에게 민망한 마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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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에너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영화'라고나 할까?

영화의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영상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무엇보다 1930년대가 배경이라 하더라도 감독이 원한다면 충분히 화려한 영상이나 CG를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의도적으로 그런 것을 배제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영화는 복고스럽다.

또한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도...
은유나 직유, 상징 같은 것은 전혀 없다.
범죄물이지만 깊이 추리해야할 상황도 그려지지 않는다.
액션물이지만 옛 자동차로의 짧은 추격전과 30년대 무기로의 총격전이 다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미국내에서 옛 시대의 향수에 젖을 사람들이나 한국인들 중에서도 30년대 미국 영화를 사랑하고 그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무엇보다 '존 딜린저'라는 인물을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면...
'퍼블릭 에너미'는 관객들에게 그다지 큰 재미를 주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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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역시 기대했던 대로 출연 배우들의 연기는 최고 였다.

존 딜린저의 조니 뎁.
한마디로...멋있다.
영화 내내 다른 무엇보다 조니 뎁의 놀라운 카리스마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은행털이를 하나의 놀이 처럼 즐기는 모습.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서 나타내는 허세에 가까운 자신감.
체포되고도 경찰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는 뻔뻔함.
무엇보다 체포 당시 기자들 앞에서의 얼토당토 않는 인터뷰 모습은 그야 말로 천의 얼굴이다.
수시로 급변하는 감정을 조니 뎁은 얼굴의 표정만으로 적절하게 표현해 냈다.

반면 멜빈 퍼비스의 크리스찬 베일은 좀 달랐다.
그러니깐 조니 뎁이 순간 순간 계속해서 변하는 감정을 나타냈다면 크리스찬 베일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범인을 잡았을 때도...추적하던 범인을 놓쳤을 때도 그의 무표정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최종적으로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까지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추적자의 모습을 적절히 그려냈다고 보여진다.

이렇듯 전혀 다른 캐릭터인 두사람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지 않을지.
 
재밌는 것은 이렇게 쫓고 쫓기는 두사람이 실제 영화 속에서 살아 맞닥드리는 장면은 한 장면 밖에 없다.
그 장면에서도 두 주인공의 캐릭터는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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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의 '케리비안의 해적' 이나 크리스찬 베일의 '다크나이트' 혹은 '터미네이터 - 미래 전생의 시작'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맞지 않을 것이다.
또 미국 느와르의 2000년대식 해석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화려하고 눈을 뗄수 없는 디지털 영상에서 잠시간 탈피하고 싶은 사람.
30년대 잔잔한 아날로그와 같은 영화에서 향수를 느낄 수있는 사람.
조니 뎁과 크리스찬 베일의 놀라운 연기에 취해보고 싶은 사람.
보너스로...
암울한듯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영화 음악에 젖어보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은 '퍼블릭 에너미'의 티켓을 빨리 예매하라.
 
헐리웃 영화라고 다 화려한 CG를 무기로 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와 감동이 있는 영화도 많이 있다.
(한국에서 개봉되고 있는 영화들은 주로 CG가 필요한 SF물이긴 하지만...)
'퍼블릭 에너미'는 조니 뎁과 크리스찬 베일의 놀라운 연기력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라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도 보다 다양한 장르의 헐리웃 영화가 개봉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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