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17일이 지났다.
그 동안 온 나라가 떠들썩 했고 추모 열기와 더블어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 공방이 오갔다.

유래 없는 추모 열기는 노 전 대통령을 예전 부터 아꼈던 사람들 마저 놀라게 했고...
그러는 중에도 그의 서거에 대해 비꼬는 듯한 말을 남겨 사람들로 하여금 공격을 받는 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큰 힘이 실렸었다.
그것을 주장하는 이들은 거대 언론사의 왜곡과 대적자들의 폄하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이 국민들에게 축소 혹은 잘못 전달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전혀 빈말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나 경제적인 업적만을 크게 보는 우리의 사회에서는 그러한 작업이 아주 쉬웠을 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보다도...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하나 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비주류였다.
변호사 시절에도 국회의원 시절에도...
큰 세력의 무리에 들어있지 않고 항상 소수와 약자들 사이에 있었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그러한 삶을 선택했고 끝까지 그것을 굽히지 않았다.

유시민 전 장관과의 만남에 있어서의 에피소드를 들어 보면...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워온 386세대 정치인들에게 조차 노 전 대통령은 따돌림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유인 즉...
노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이기 때문이다.
386의 정치인들은 대학에서 이념 운동을 하며 학생 회장도 하고 임원도 하고...
말그대로 이념적으로나 지식적으로나 스스로 엘리트라는 오만감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들의 눈에 고졸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습게 보였을 것이고...

유시민 전 장관은 노무현이 대단한 인물이고 충분히 진보세력의 대표가 될만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배척당하는 것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출신 중에 그래도 잘났다는 소리 듣는 사람 중에 하나인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을 지지 하겠다고 맘을 먹었다고 한다.
내가 글로써 잘 표현을 못하고 있지만...
그의(유시민 전 장관) 인터뷰는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에서 비주류의 사람이...
경제적으로나 권력적으로나 학벌적으로나...
절대적인 비주류의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이다.
이건...
넬슨 만델라가 흑인으로 최초의 남아공 대통령이 된 것이나 버락 오바마가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것 만큼이나 놀라운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적과 같은 일이다.
재임기간 어찌했던지 간에(물론...그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다시 재계되어져야 한다) 끝까지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했고 그들의 힘을 빌어 대통령이 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많은 이들이 그를 가볍다고 말들을 했었다.
대통령으로써의 권위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알게된다.
우리는...
권위가 뭔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아니...모르는게 낫지...잘못알고 있었다.
그 동안의 대통령들의 모습에 의해 알게 모르게 잘못 길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위에서 부터 아래로 누르는...
무게 잡고 거드름 피우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모두가 벌벌떠는...
이런 걸...권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라고?
아닌게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길들여져 있었다.

당쵀 소통이 되지 않는 현실을 맞닥드리고 나서야...
노 전 대통령이 무엇을 노력하려 했는 지를 알게 된 것이다.

그는 대화 하려고 했다.
그는 토론 하려고 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대통령이 어렵고 무서워서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사람이 없게 했다.
누구나가 대통령을 욕할 수 있었고...
누구나가 그를 대통령 감이 아니라고 비하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본적인 자유인지를...그때는 몰랐던 것이다.

이제와서...
말이 통하지 않고...
작은 말에도 발끈하고...
뭐든지 힘으로 밀어부치는 사태를 맞이하고서야...
우리는 대통령의 참 권위를 다시 한 번더 생각하게 되었다.

대통령이 왕인가?
나는 절대로 아니라고 대답한다.
지금은 왕정시대가 아니다.
왕이 백성을 다스렸다면 대통령은 국민을 섬겨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세금으로 월급주고 있고 여러가지 권리를 준 것이다.
제발...왕으로 착각하지 말라.
입으로는 머슴이라면서...왜 자꾸 주인 행세를 하는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지금의 대통령을 지지 했던 이들 마저 자신의 표행사를 후회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기업 회장 출신의 후보 말에 현혹되어 그만 실수를 했다.
너무나 경제가 어려웠으니깐...
경제가 살면 편안할 것이라고 믿었으니깐...
그렇게 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이제 후회한다고 변하지 않는다.
대신...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한다.
경제보다도 중요한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지 않는가.
지금의 현실을 기억하기를 잊지 말기를...
그래서 다음 번에 또 다시 실수하는 일이 없기를...

노무현과 같은 이가 이 나라에서 또 나올 수 있을까?
주류에 속하지 않고는 절대로 될 수없는...
언제나, 항상, 무조건 되는 넘만 되는 이나라에서...
언제 다시 비주류의 대통령이 나올까?
..............................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제2의 노무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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