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누리 픽쳐스, All Right Reserved


 

 

감독 : 존 힐코트
출연 : 비고 모르텐슨(남자 역), 샤를리즈 테론(여자 역), 가이 피어스(베테랑 역), 로버트 듀발(노인 역), 코디 스미스 맥피(소년 역) 
요약정보 : 스릴러, SF, 드라마 | 미국 | 111 분 | 개봉 2010-01-07 |
제작/배급 : SK텔레콤㈜(배급), (주)누리 픽쳐스(수입)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코맥 맥카시에게 퓰리처 상을 안겨준 '더 로드'가 동명의 영화로 제작, 상영중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보면서 영화가 상당히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영화를 보고나서 시간이 좀 지나서야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게됐었는데 이번 '더 로드'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또한 비고 모르텐슨, 샤를리즈 테론 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의 등장은 그러한 마음을 더하게 한다.

소설 '더 로드'는 원작자인 코맥 맥카시에게 퓰리처상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성경 이후 최고의 베스트 셀러라는 찬사를 받으며 받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작품성으로나 상업성으로나 성공한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것에는 부담이 뒤따른다.
잘해도 본전이고 잘못하면 원작을 망쳤다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한다.

영화 '더 로드'는 리뷰어들에게 꽤 괜찮은 평을 받고 있다.
과연 나에게는 어떨지...
떨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주)누리 픽쳐스, All Right Reserved



많은 이야기가 있는 영화...

내가 본 '더 로드'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것은 실제 줄거리가 많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간단하다.
(무슨 이유인지 확실하지 않지만...)세상은 종말에 가까운 모습으로 폐허가 되어버렸다.
그 속에서 한 아버지와 아들이 생존을 위해 남쪽으로 걸어서 여행(?)한다.
그 과정 속에서 겪게되는 몇가지 에피소드가 이 영화의 전부이다.

내가 이야기가 많다고 표현한 것은 '더 로드'에는 영화적 이야기,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는 말이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더 로드'의 영화적 장르를 스릴러, SF, 드라마로 구분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나는 포털에서 말하는 영화 장르를 신뢰하지 않는다.)

'더 로드'는 재난으로 인해 변해버린 세상 속에서 그에 맞게 역시 잔인하게 변해버린 인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를 스릴러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주)누리 픽쳐스, All Right Reserved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

'더 로드'에는 주인공인 두 부자가 끝까지 지키려는 것 두가지가 등장한다.
그 하나는 아버지(비고 모르텐슨 분)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것, 바로 아들(코디 스미스 맥피 분)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재앙으로 지구는 폐허가 되어버렸다.
곳곳에서 지진과 화재가 발생하고 산의 나무는 쓰러진다.
세상의 모든 자연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로인해 사람들의 먹을거리도 줄어들면서 인간은 한계에 부딪힌다.
배고픔...
본능을 채우지 못한 이 고통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만들고 급기야 서로를...사람이 사람을 사냥하는 악마로 만들어 버린다.

아버지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아들만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한다.
아들을 괴롭게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죽일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에서 나는 비장한 의무감마져 느끼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더 로드'는 나에게 가족애를 나타내는 패밀리 무비로 받아드려졌다.

또 하나 지키려는 것...
그것은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위에 언급했듯... 배고픔이라는 원초적 고통은 인간을 더 이상 인간일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생각하고 고민하고...무엇보다 사랑이라는 최고의 마음을 가진 만물의 영장이 그 모든 것을 포기한채 한마리의 짐승으로 전락해 버린다.
그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자신이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애를 쓴다.

만약 아버지 혼자였다면...그 역시 다른이들 처럼 더 이상 인간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바라보는 사랑스런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이 아버지에게 질문한다.

"우린...누구도 먹지 않을 거예요...그렇죠?"
"물론 아니지..."
"왜냐하면... 우린 좋은 사람들이니까..."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의 무서움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때로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켜야 할 무언가를 가진 사람의 커다란 의지는 그것을 뛰어 넘는다.

나는...
내 목숨을 바쳐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


ⓒ(주)누리 픽쳐스, All Right Reserved



희망...

'더 로드'의 마지막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을 지켜주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린아들은 혼자가 된다.
이젠 이 미쳐버린 세상에서 아무도 의지 할 수 없다.
언젠가는 자신도 누군가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식량이 되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더 로드'는 어린 아들에게 혼자가 아님을 알게한다.
아버지와 함께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사실... 스스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끝까지 지키려는 사람들이 아버지와 아들 말고도 세상에는 또 있었다.
그리고 아들은 그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게 된다.

세상은 미쳐버렸고...엉망이된 가치관...무너져버린 도덕...사라져버린 사랑...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인식하고 바로 잡아가려는 사람들은 항상있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인식하고 고치려고 하고 있다.
결코...나는 혼자가 아니다.
그래서... 아직은 이 세상에 희망이 있다.
그 희망이...아들이 전달해야할 마음 속의 불씨이다.


ⓒ(주)누리 픽쳐스, All Right Reserved



아들과 함께 마시는...콜라...

개인적으로 '더 로드'에서 봤던 최고의 명장면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콜라를 마시는 장면이다.
아들은 재난 이후의 세대이다.
그래서 이전의 생활 문화를 모른채 자랐다.
아버지와 아들은 여행도중 우연찮게 자판기에 남아있는 콜라 한캔을 얻게 된다.
(먼지가 잔뜩묻어있어서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빨간색인 것으로 보아 코카콜라 인것 같다.)
아버지는 그것을 따서 아들에게 마시라고 한다.
아들은 처음 맛보는 콜라에 놀라워하고 입속에 가득한 거품을 신기해 한다.
아버지는 그것이 콜라임을 말해주면서 아들의 즐거움에 덩달아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에게(때론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아들이 태어나기 이전, 과거의 세상에 대해서...
지금 살아가는 현재의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할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더 로드'는...

한 편의 영화이지만 참 많은 이야기를 하게하는 영화이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말고도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나타나는 비주얼을 가지고 '더 로드'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눈에 보여지는 것 보다는 머리 속에서 생각되어지는 많은 것을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울하지만...
아들을 데리고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아버지의 목숨을 걸고 너를 지켜주고 싶다고 고백해 보는 것은 어떨지...









ⓒ어나더라이프컴퍼니㈜/시오필름(주)/SK텔레콤㈜ ,All Right Reserved


감독 : 정용기
출연 : 이범수(홍무혁 역), 김수로(이정민 역), 성동일(송재필 역), 이시영(송연화 역), 박인환(홍만석 역) 
요약정보 : 액션, 드라마 | 한국 | 117 분 | 개봉 2009-11-26 |
제작/배급 : 어나더라이프컴퍼니㈜(제작), 시오필름(주)(제작), SK텔레콤㈜(배급)




조선중기 탐관오리들의 집을 털어 물질적 피해를 주며 그들을 응징했던 도둑.

그 훔친 재물로 가난이들을 도우며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의적이라 불렸던 사나이.
아버지를 아버지라...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신분제도의 피해자.
후세의 사람들이 한국의 로빈 훗이라 불렀던 남자.
그의 이름은 홍길동!!

세월이 흘러...
그 홍길동의 18대 자손이 조상의 정신을 이어받아 21세기 현대판 의적이 되어 나타났다.
오늘 개봉된 '홍길동의 후예'(이하 홍길동...)의 이야기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그리 큰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일단 소재가 너무 진부하고(홍길동은 그동안 영화, 드라마, 애니매이션, 만화등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소재이다.)...
또 여기 출연하는 이범수와 김수로가 요즘 영화에서 계속적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터라 아예 마음을 비웠다는 것이 맞는 말이겠다.


ⓒ어나더라이프컴퍼니㈜/시오필름(주)/SK텔레콤㈜ ,All Right Reserved


의외로 재밌는 영화...

마음을 비워서 인가...?
'홍길동...'은 생각보다 꽤 재밌는 영화였다.

획기적인 이야기를 보여준것은 아니더라도 직접적인 홍길동이 아닌 그의 후예를 전반에 내세운것은 나름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또한 캐릭터의 설정이 어설프거나 작위적이지 않았고 제법 잘짜여진 스토리 라인은 결코 그저그런 B급 코미디물의 것이 아니었다.

영상에 있어서도 의외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홍길동의 18대손 홍무혁(이범수 분)이 도둑질을 하는 장면이나 격투씬 부분은 보통이상의 수준이었고 특히 애인을 납치한 자동차를 달리면서 추격하는 영상은 흡사 야마카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역동적이었다.
(이 부분에서 조금은 거리감이 있지만...'미션임파서블3'에서 톰 크루즈가 온 시내를 휘저으며 달렸던 모습이 잠시간 떠올랐다.)

또 과거가 회상되며 홍길동이 조선시대에서 활약하는 장면이 잠시나오는데 그때의 영상도 나름의 독특함을 보여줬다.
예전에 어린이 드라마에서는 홍길동이나 일지매가 사라지면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효과를 촌스럽지 않고 복고스럽게 잘 표현하였다.
말그대로 홍길동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어째든 전체적으로 제법 괜찮은 스토리와 영상이다.


ⓒ어나더라이프컴퍼니㈜/시오필름(주)/SK텔레콤㈜ ,All Right Reserved


조연들의 열연...

조연들의 연기도 상당히 볼만했다.
홍무혁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분했던 박인환이나 김자옥이야 원래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니깐 그렇다 치더라도 이시영(송연화 역)의 연기가 꽤 괜찮았다.
이시영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전 영화였던 '오감도'의 모습에 비하면 상당히 발전된 모습이다.
조금은 엽기적이면서도 코믹스럽게 표현된 홍무혁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귀여우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이다.


ⓒ어나더라이프컴퍼니㈜/시오필름(주)/SK텔레콤㈜ ,All Right Reserved


송재필 검사역의 성동일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감독이 처음부터 '홍길동...'은 깊은 생각없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 웃음을 성동일이 담당한 느낌이다.

전라도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조금은 오버스러운 캐릭터이지만 그것이 결코 영화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동일을 통해서 모든 웃음이 시작되었다.
한때 악역이나 범인 역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때 부터인지 재미있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고 있다.
급히 생각나는 영화가 2006년에 개봉되었던 '미녀는 괴로워'와 올 후반기 '해운대'와 더불어 한국영화의 흥행을 주도 했던 '국가대표'이다.
이 두 영화에서도 성동일은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영화 전체의 웃음을 이끌어 갔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번 '홍길동...'에서의 모습이 가장 괜찮다.

앞으로도 그의 밝은 연기가 기대된다.


ⓒ어나더라이프컴퍼니㈜/시오필름(주)/SK텔레콤㈜ ,All Right Reserved


아쉬운 주연들의 연기...

그런데 정작 주연급들의 연기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홍무혁의 이범수는 연기를 못한 것은 아니데 아무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그러니깐 이전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이번 '홍길동...'에서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건 어떤 역할이든지 자신의 색깔로 소화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모든 연기가 한결같이 똑같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라고 생각한다.
이범수가 나온 영화를 제법 봤었는데...2003년에 이정재와 함께 출연했던 '오! 브라더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영화에서의 모습이 똑같다.
대사의 톤이나 상대방 대사에 반응하는 모습이나...
이번 '홍길동...'을 보면서도 자꾸만 다른 영화에서의 모습들이 오버랩 되었다.
이범수에게도 조금의 변화를 시도해야할 시기가 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악역의 김수로(이정민 역)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처음 영화 예고를 보았을 때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김수로가 웃음을 담당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대로 성동일이 그 역할을 했었고 김수로는 그저 악역이었다.
(혹시 김수로 역시 성동일 처럼 웃음에 초점을 맞춘거라면 그의 코믹연기는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이 악역이 그저그렇다.
중간 중간 김수로 특유의 매력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이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않는다.
피규어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참신하지만 그 참신함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한 모습이다.
김수로가 좀더 악역다웠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나더라이프컴퍼니㈜/시오필름(주)/SK텔레콤㈜ ,All Right Reserved


킬링타임 역할을 제대로 한 영화...

조금은 인위적인 부분도 있고...특히 앤딩이 허무한 감이 있긴 하지만...
'홍길동...'은 전체적으로 감독이 원했던 것 처럼 깊이 생각지 않고 웃으면서 즐길기에는 괜찮은 영화이다.
긍정적 의미에서 킬링타임용 영화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자막의 압박감에 힘겨워하는 이들이나 심각한 내용에 어지러워하는 이들이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홍길동...'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SK텔레콤㈜(배급)/㈜빅버젯(수입), All Right Reserved



감독 : 셰인 액커
출연 : 일라이저 우드(9 (목소리) 역), 제니퍼 코넬리(7 (목소리) 역), 존 C. 라일리(5 (목소리) 역), 크리스핀 글로버(6 (목소리) 역), 마틴 랜도(2 (목소리) 역)
요약정보 : SF,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 미국 | 80 분 | 개봉 2009-09-09 |
제작/배급 : SK텔레콤㈜(배급), ㈜빅버젯(수입), (주)테라리소스(제공)




<프리코 시사회>

'9(나인)'팀 버튼 감독이 제작한 '스팀펑크' 애니매이션이다.
'스팀펑크'라 함은 대체역사물의 한갈래로 SF물이면서도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의 발달이 아닌 증기기관에 의해 발달된 기계문명의 시대가 그 배경이 되는 장르이다.
그러니깐 지금처럼 증기기관의 시대에서 컴퓨터 시대로의 전환, 즉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발전이 아니라 계속된 아날로그, 증기기관의 발전으로 이루어진 현재와 미래를 상상하여 그것으로 역사적 배경을 대체한 것이다.

때문에 이런 '스팀펑크'류의 영화에는 반듯한 디지털적인 느낌보다는 울퉁불퉁한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더욱 짙게 느껴진다.
공상과학영화이면서도 복고스러움이 나타나고 미래이지만 옛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듯한 감성을 준다.
그래서인지 과거와 현재, 미래적 배경이 결함한 듯한 몽환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그 특유의 화면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런 영화적 배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분위기중 하나이다.

숀 코너리가 주연을 맡았던 '잰틀맨리그'니콜키드먼'황금나침반'과 같은 영화가 '스팀펑크' 영화라고 할 수 있으며 애니매이션으로는 재팬 애니매이션인 미야자키 하야오'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들 수 있겠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불멸의 TV 시리즈 물인 '미래소년 코난' 역시 전형적인 '스팀펑크'이다.


SK텔레콤㈜(배급)/㈜빅버젯(수입),
All Right Reserved



앞서 밝힌대로 '9(나인)'은 전형적인 '스팀펑크' 애니매이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상과학물이면서도 상당히 예스러운 배경이 영화 전반을 감싸고 있다.
더우기 악으로 표현되는 기계와 맞서는 선의의 주인공으로 봉재인형을 선택함으로써 아날로그적 따뜻함이 더욱 더 강조되고 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이나 사용되어지는 도구, 출연되어지는 캐릭터등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여타 애니매이션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는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올해 들어 극장에서 보았던 애니매이션은 픽사'UP', 호소다 마모루'썸머워즈', 그리고 '9(나인)' 이렇게 세편인데...
색감과 캐릭터 만으로는 '9(나인)'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SK텔레콤㈜(배급)/㈜빅버젯(수입),
All Right Reserved



'9(나인)
'에는 글자 그대로 1(원)부터 9(나인)까지 아홉개의 봉재인형이 등장한다.

각각의 캐릭터가 기본적으로는 같은 골격을 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하나 하나의 차별화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애꾸인 그것, 머리를 기운 그것, 몸 속에 두배의 솜을 넣었는지 덩치가 배가 되는 그것, 여성으로 표현된 온몸이 하얀 그것, 온통 낙서 투성이의 몸을 가진 그것, 쌍둥이의 그것 등등...

'9(나인)'에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영화 스토리상 긴박감 때문에 고생을 해서인지 여기저기 기워서 너덜 너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이라도 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던 '트랜스포머'의 오토봇 군단 만큼이나 나에게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다가왔다.

제작자인 팀 버튼 감독은 '9(나인)' '스팀펑크'가 아닌 '스티치펑크'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그의 실제 의도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스티치의 뜻(바늘로 한땀 한땀 뜨는 자수)으로 보아 주인공인 봉재인형을 염두해 두고 한 말이 아닌가하고 생각되어진다.
그만큼 많은 공을들여 창조된 캐릭터가 아닐런지...

개인적으로 '9(나인)'의 봉재인형들이 오프라인에서 판매된다면 하나 정도는 사놓고 싶은 마음이 든다.


SK텔레콤㈜(배급)/㈜빅버젯(수입), All Right Reserved



 '9(나인)'은 애니매이션으로 화면 전체적인 색감이나 캐릭터등은 다른 것과는 분명히 차별화 되면서 나름의 만족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내 아쉬운 부분으로 다가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스토리이다.

항상 애니매이션을 볼 때면 스토리에 어느정도의 비중을 두어야 할지...
그리고 어느 수준의 메시지가 전달되어야만 만족이라 표현할 수 있을 지 그 기준이 잘 서지 않는다.
애니매이션이라 함은 말그대로 만화영화이지만...
이제는 이것이 예전 처럼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므로 그 기준을 세우기가 더 모허해 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영화의 주 대상을 기준으로 스토리도 보아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것도 정확하게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좀 난해하다.
(실예로 픽사의 'UP'의 경우 필자는 어른들의 애니매이션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도 아주 많이 있었다.) 

어째든 필자의 눈에 보여진 '9(나인)'은 결코 아이들의 만화영화는 아닌 것 같다.
영화의 사건적 배경이나 진행적 상황등을 고려해 볼 때 이것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매이션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9(나인)'의 스토리는 아주 진부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욕구로 인해 과학은 발전을 하게 되고 그 욕구는 과도한 욕심으로 바뀌어 결국은 자신들이 개발한 과학 앞에 인간은 파멸하여 몰락하게된다.
그러는 중에 한 영혼의 감성이 남아 다시금 과학으로 부터 독립을 위해 투쟁하고 영화의 마지막은 그것을 쟁취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스토리가 아닌 '9(나인)'의 이야기다.
이제는 닳고 닳아서 누가 원조인지도 아득한 옛날 이야기다.
물론 사람이 아닌 봉재인형이 무거운 과업을 이룬다는 것에서는 '9(나인)'만의 독특함을 인정해야 겠지만...
이것은 스토리의 차별성 보다는 캐릭터의 다름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 할 것이다.

영화를 감독한 셰인 액커의 철학적 관점을 드러내어 살펴보면 또 다른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을 지 모르겠으나...
일단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게 다가 아닐지...


SK텔레콤㈜(배급)/㈜빅버젯(수입),
All Right Reserved


하지만 스토리의 진부함이 있다하더라도 필자는 애니매이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9(나인)'을 추천하고 싶다.
'9(나인)'에서는 실사가 표현하기 힘든 애니매이션만의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하면서도 무거운...그것에서 느껴지는 반어적 희열을 주는 색감.
낧고 오래된듯 하지만 사랑스러운 눈을 보내지 않을 수 없는 복고스러운 봉재인형들.
언제인지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시대적 관점.
뭐...이러한 것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가 아닐지...

잠깐동안 디지털 감성에서 벗어나 아날로그적 분위기에 젖어 보고 싶다면...
시간을 알수 없는 시대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9(나인)'으로 하여금 그 매개체를 삼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