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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트란 안 홍
출연 : 이병헌(수동포 역), 조쉬 하트넷(클라인 역), 기무라 타쿠야(시타오 역), 여문락(조멩지 역), 트란 누 옌-케(릴리 역)
요약정보 : 범죄, 액션, 스릴러 | 미국, 프랑스 | 111 분 | 개봉 2009-10-15 |
제작/배급 : CJ엔터테인먼트(배급), 케이앤 엔터테인먼트(수입)


 

헐리웃 SF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으로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이룬 이병헌.
그의 또 다른 해외 진출작인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이하 나비)가 개봉되었다.
'지아이조'에서의 보여진 이병헌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 깊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의 두번째 해외 진출작에 큰 기대를 걸었고 필자 역시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해 영화를 관람하기도 전에 그 기대에 대한 포스트를 올렸었다.

또한 영화의 무게감있는 출연진은 이런 기대를 더 가중 시켰고 소개된 시놉시스와 카달로그의 광고 문구등은 이 영화의 티켓을 구입해야 겠다는 마음을 굳이게 했다.
하지만...
사전 조사를 통해 알게된 영화에 대한 정보는 처음 가졌던 예상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다.
때문에 좀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영화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개봉 첫날 아침에 극장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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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르를 가장한 환타지??

영화는 첫 시작, 인트로 부터 예상과 많이 달랐다.
요즘은 인트로에 있어서도 그냥 감독과 주연등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특색을 표현하여 전체적인 색깔을 더욱 강조하는 모양새를 보이던데 '나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화면의 색감도 그렇고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인트로는 마치 80년대 영화의 시작을 보는 듯하다.
그래도 미국과 프랑스가 함께 제작한 영화인데...
감독의 계획된 의도에 따라 그런것인지... 어째든 영화의 시작은 많이 복고스러웠다.

영화가 끝이나고 '나비'의 마지막 크래딧이 올라갈 때 필자의 입에서는 '어이쿠...'라는 작은 탄식음이 나왔다.
이 영화...상당히 힘든 영화다.
어렵다는 표현보다 힘들다는 표현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영화다.

일단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공개된 시놉시스를 따라 조금 소개하자면(사실 공개된 시놉시스는 실제 영화를 너무 과장되게 표현 했다.)...
세계 제일의 제약 회사 회장의 아들인 시타오(기무라 타쿠야 분)가 어느날 갑자기 실종 되고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전직 형사 클라인(조쉬 하트넷 분)이 고용된다.
그러던 중에 홍콩 암흑가의 보스 수동포(이병헌 분)의 애인이 우연찮은 사건으로 시타오와 얽히게 되면서 일은 더욱 복잡하게 된다.

쉽게 말해서 잃은 아들 찾아달라는 이야기 인데...
영화는 이 이야기를 아주 어렵고 힘들게 풀어가고 있다.

이야기의 처음은 그냥 보통의 영화 처럼 무난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 중간 중간 예수의 이야기가 나오고 여기 저기 십자가 형상이 표현된다 싶더니...
급기야 기무라 타쿠야(시타오 역)가 병자들을 고치고 그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고통을 받고 마지막에 못박히기 까지 한다.
이건 무슨...현대판 예수 이야기도 아니고...
(어떻게 된게 그는(시타오)는 아무리 총을 맞아도 고통만 느낄뿐 죽지 않는다. 이 영화는 환타지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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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하우스...

기대작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나비'는 상업 영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출연진의 면면으로만 봐서는 블록버스터급 상업 영화로 예상 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베트남계 프랑스 감독인 트란 안 홍의 성향대로 아트하우스 형식을 띈 예술 영화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나비'는 프랑스식 예술 영화라고 하기에도 뭔가 좀 허전하다.
어디에서 어떤 예술적 요소를 표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느닷없이 예수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으로 보아 기독교적 세계관이 적잖게 관련이 있는 듯한데 그렇다고 희생이나 사랑을 대주제로 말하고 있지는 않다.
살인의 미학이나 고통의 쾌락과 같은 역설적 표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깐일뿐 전체의 중심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 중간 중간 언뜻 한국의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하긴 독립영화라고 하기에는 출연진이 너무 화려하다.^^;;

그저 드는 생각!!
오직 감독 본인만이 이 영화의 본질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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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배우들의 열연...

이 영화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것이 있다면 이병헌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다.
세 주인공(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조쉬 하트넷)은 각자의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내면적 갈등을 아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병헌의 경우 또 다시 악역이라는 캐릭터 때문인지 지난 번 '지아이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의 절제된 눈빛 연기는 이제 물이 오를데로 올라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쉬 하트넷은 형사이면서도 어느 살인자를 경외 했던 과거의 정신분열적 모습과 그것을 힘겹게 극복한(사실 극복되었는지 잘모르겠다. 오히려 심화된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현실의  버거움을 그리 많지 않은 표정으로 잘 나타내 주었다.
기무라 타쿠야는 워낙 잔잔한 역할이라 특이할 만한 것은 없었지만... 병자를 치료하며 고통받는 모습이나 총에 맞아 아파하는 모습, 못에 박히며 힘들어 하는 모습등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그외에도 여러 조연들이 결코 가볍지 않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비'가 힘든 영화인것은 어쩔 수 없다.
매니아적 성격을 가진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를 통해 무언가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비록 이병헌이 출연하기는 하지만...그것만으로 흥행하리라 생각하기에도 영화는 너무 불편하다.
기독교인에게는 기독교인대로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 것 같고 비기독교인은 비기독교인대로 탐탁지 못한 부분이 많을 것 같고...
이리저리 살펴 봤을 때 어떤 사람들이 '나비'를 관람할지 답이 나오질 않는다.

'나비'는 지금 한창 진행중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영화 중 하나이다.
글의 서두에 언급했듯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관객들의 기대에 만족으로 보답할지 아님 실망으로 끝날지...
앞으로 진행될 '나비'의 행보가 궁금하다.


P.S...

'나는 비와 함께 간다.'
... 이 제목의 의미가 상당히 궁금해 졌다.
여기서의 '비'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또한 그는 어디로 간단 말인가??



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 - 4점
에두아르 쉬레 지음, 진형준 옮김/사문난적



'신비주의의 위대한 선자자들'
을 읽었다. (이하 신비...)


대체적으로 책을 빨리 읽는 편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늦게 읽는 편도 아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무난한 속도라고 해야하나?
어째든 이번 '신비...'를 읽는데는 다른 것에 비해 꽤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일단 책의 본문을 읽어 내려가는데 그것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니깐 이해가 잘 안된거였다.
나름 책을 좋아하고 특별히 전문서적이나 원서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모든 책을 잘 이해하고 읽어내려간다고 스스로 자부하는데...
'신비...'는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음에도 이상하게 쉽게 진도 나가기가 힘들었다.

그 이유를 자신도 모른채 계속 독서는 진행되었고...
'라마'를 지나 '크리슈나', '헤르메스'...그리고 '모세'에 이르러서야 책 읽기의 속도가 왜 그리 더뎠는지를 알게되었다.

일단 '신비...'를 소개하기를 비교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종교 역사 책이라고 되어있다.
나는 이 '비교주의'라는 말에 나름의 선입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예전에 대학교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바이블 - 성경'에 대해 상호 대조하고 비교하며 인간이 바라보는 신에 대한 관점이, 그의 역사가, 근본적인 신 자체의 이야기가 어떻게 다르고 혹은 비슷한 지를 논한 적이 있었다.
그때 상당히 흥미있었고 재미를 느꼈는데...
아무래도 그러한 과정들이 책에 나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신비...'는 그것과는 좀 다른 모양으로 내용이 서술되어 있었다.

'신비...'는 시간 흐름을 기본 골격으로 하여 원시때 부터 고대, 그리고 원년으로 그 당시 시대에 발생하는 종교들을 그때 그때 말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소설을 보듯이 이야기를 즐기기에는 좋은 듯 한데...
앞서 언급했듯이 직접적인 종교의 비교와 상호 영향을 기대한 나로써는 조금은 예상밖의 전개 였다.
그렇다고 종교간의 영향이 이 책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것을 잘 이해 하려면 자꾸만 책장을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하는 작업의 불편함이 있었다는...(적어도 내 경우에는...)

한가지 더 '신비...'의 내용이 내 눈에 확 들어오지 못하고 겉에서 뱅뱅 돌기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 역시 '모세'편을 읽고서야 스스로 눈치를 챈것인데...
한 종교의 기원과 정립, 발전을 얘기하면서...어디서 어떻게 그 사실을 수집했는지 당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니깐...
책 안의 내용들을 분명히 한 곳에서 취득한 것이 아닐텐데 어디서 어떻게, 어떤 근거로 작가는 그러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거다.
우습게도 책을 읽는 내내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뭔가 이상하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위에서 밝힌데로 '모세'편을 읽으면서야 그것을 알게된 것이다.

나는 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그러다 보니 '모세'편의 이야기가 그렇게 생소한 것이 아니다.
성경이외의 기록들, 유대 전설, 같은 문화권에 있는 타국의 기록, 기타 묻혀있는 문서들을 통해 대부분 조금씩이라도 보았던 내용들이었다.
'모세'편을 읽어 보면 기본적으로 정경에 속하는 성경 뿐 아니라 그에 속하지 않는 외경과 위경등도 참고하여 언급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고고학적으로 밝혀진 이스라엘 역사 또한 그 내용에 덧붙여 졌으며 거기에 작가의 상상도 한 몫을 담당한다.
근데...
'신비...'에서는 그 모든 기록을 그냥 하나의 기록처럼 표현해 버리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것을 표현하려면...

"정경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는데...또 다른 기록에 의하면 이렇게 되어있고...그와 유사한 기록으로 이러한 내용이 있으며...그것을 뒤 받쳐 줄만한 근거로 이런 역사 기록이 있다...그래서 최종적으로 필자는 이러 이러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없는 표현인것 같은데...

가장 위험스러운 것은 실제 기록(정사든 야사든...)과 작가 자신의 추측이 전혀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냥 하나의 기록처럼 통짜로 서술해 버리고 있다.

이렇게 보았을 때 아마도 '모세'편 만 그런 것이 아니라 책에 씌어진 모든 장이 다 그런식으로 기록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일단 내가 유대교와 기독교의 역사를 좀 아는 상태이기 때문에 '모세'편과 '예수'편이 이해될 수 있었던 것 처럼 '라마''크리슈나', 또 다른 종교적 기원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이 책을 보는데 별 불편함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깐 이 책을 그냥 한권의 정사적 역사책으로 인정해 버리고 역사의 서술을 보듯이 읽어 내려간다면 처음부터 별 문제가 없겠지만...
당연히 '신비...'는 그러한 책이 아니지 않는가?
분명 작가는 여러 고서들을 참고 했을 것이고 전설을 정리하고 고고학적 결과를 염두해 두고 그것을 편집하고 그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기록 하여 '신비...'를 완성했을 것이다.
근데 책의 내용만으로는 그러한 과정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면 그냥 혼자 어떻게 알아서는 다 기록한 것처럼 보인다.

또...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여러기록들을 한데 모아 나름의 생각으로 편집을 한 것인데...마치 그것이 하나의 기록처럼...어딘가 그렇게 기록되어 있을 거라는...그런 잘못된 인식 말이다.

원 작가의 서문도 없애고 옮긴이의 서문으로 대체하고...
참고 도서 하나 없이 그냥 책에 인쇄되어진 그림의 출처나 남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번역에서의 문제가 있지 않나하는 의문도 생기기는 하지만...
어째든 이모양 이대로 '신비...'를 본다면 소설이라면 몰라도 학문적인 차원에서는 그다지 큰 흥미가 가지 않는 책이다.
또한 이 책이 120여년 전에 씌어졌다는 것에도 그 약점이 있다.
한 세기가 넘어버리는 시간동안...다른 여타의 것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신학은 엄청 발전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건 기독교 뿐 아니라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20여년 전에도 벌써 이렇게 종교에 대한 발칙한 생각이 있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지금 보다 더 종교가 엄격하고 신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못하던 시절이었을텐데...
자칫 잘못하면 이단으로 몰려 마녀사냥과 같은 악행의 제물이 될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원래 부터 세상의 여러 신비주의적 종교에 관심이 있고 어설프게나마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종교에 첫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신비...'를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오해의 여지가 너무 많다.

올더스 헉슬리'멋진 세계'라는 책을 썼다.
그 내용을 보면 '소마'라는 알약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감정이 조절되어 불행하지 않고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타난다.
이 신세계를 다스리는 지도자에게 '존'이라는 한 남자가 요구를 한다.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불행이든 행복이든...
종교에서의 기독교든 불교든 이슬람이든...
그 선택이 영생의 선택일 수 있고 영원한 불행의 선택일 수 있지만...
어찌되었든지...어느 쪽을 향하느냐는 본인의 의지이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셨다.
사람이 스스로 직접 선택하도록...
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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