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All Right Reserved

 

 

 

요즘 방송의 트렌드 중의 하나는 힐링입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 아파하는 누군가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것. 많은 프로그램이 힐링을 주제로 방송되고 있고, 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 기간 중에 SBS에서 힐링을 주제로 송포유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방송했었습니다.

서울에 소위 문제아들이 마지막으로 모이는 한 고등학교가 있는데 그 곳에 가수 이승철씨와 엄정화씨가 찾아가 음악으로 그 아이들을 힐링한다는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그냥 이렇게만 보면 건전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인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방영된 후 송포유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말았습니다.

이승철씨가 무리하게 자신의 과거에 대한 거짓을 말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학원 폭력의 가해자인 아이들을 너무 미화시켜 버린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방송에 출연한 아이들의 폭력과 범죄로 인하여 아직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피해자 학생들이 버젓이 있는데, 가해자 아이들의 얼굴과 과거 범죄 행각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방송을 타버린 것입니다.

그것도 잘못 받아드리면 무슨 무용담인 것처럼 보일법하게 말입니다.

물론 가해자 아이들도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하고 그들에게도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제대로 뉘우치고 있을 때 해당되는 말입니다.

편집을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꺄웃거리더군요.

무엇보다 순서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먼저 힐링을 해야죠. 힘없이 당한 아이들부터 먼저 치유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가끔씩 우리나라의 법체계와 집행 과정을 보며 어이없을 때가 있습니다.

학원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해학생은 재수가 없는 것이고, 피해학생은 멍청한 것이 됩니다.

피해학생이 학교를 떠나야 하고, 평생 그 사실을 숨기며 숨어서 살아야 합니다.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에게 혹은 그 가족들에게, 때론 변호사와 판사에게 2, 3차의 폭력을 당해야 합니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것입니까?

진정한 힐링을 원한다면 먼저 누구를 찾아야 하고, 누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며, 누구를 치유해야 할 것인지를 바로 인지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SBS는 이번을 계기로 어설프게 시청률을 위해 개념 없이 만든 웃긴 프로하나가 많은 학생들에게 또 한 번의 폭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깊이 반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제발 이상한 프로가 난무하는 요즘 정상적이고 상식적이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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